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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력 - 내 안의 이야기

머리와 가슴의 괴리

분석적 사고를 싫어하면서

습관이라는 건 무서워서 매일 분석질 중이다.

 

감정을 살피라고 하는데, 부정적인 마음은 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다.

잘 보살펴서 흘려버려야 하는데, 외면하거나 억누르는 것만 배워서

의식 표면으로 꺼내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다 빠져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내가 취할 수 있는 마음 가짐이란 그냥 수용 뿐,

언제나 수용 뿐이다.

 

외부적 요인, 시간이든 환경이든 대인 관계든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마음가짐이나 액티비티 뿐인데,

지쳐버린 마음은 나른한 관성을 부추켜 아무 것도 하지 않게 하고

그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수용 뿐, 원하든 원치 않든 수용해야지

결과를 수용하고, 인생으로 책임지고, 

 

내적으로 침잠하면서 억지로 돌려 놓은 생활 리듬이 다 뒤짚어졌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나를 너무 몰라서

내게 기쁨이 되면서도 나를 위로해 줄 액티비티도 모르겠고,

관성적으로 콘텐츠만 콘텐츠만 소비 중이다.

 

이 지구내핵이라도 뚫을 듯한 이 부정적인 마음의 방향을 돌이킬 수 없어서

방바닥과 물아일체가 되어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이 되는 기이한 일상을 기어어 다시 시작했다.

 

각자는 다 옳고 다 타당하고, 

상처 준 사람은 없는데, 홀로 상처 받는다.

 

나를 좋아하다 말 수도 있는 거고,

나의 배려, 관심, 격려는 놓치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나를 사랑할 수도 없으니

그 애매한 어느 지점에 있고 싶을 수 있지. 나에 대한 감정이 딱 그 정도인 거지.

 

애초에 내가 너무 외로워서 헛물 킨 걸수도 있고,

머리로 알면 마음으로 수용해야지. 나이가 도대체 몇 살인데,

짝사랑이라니...

 

연락 안 할 줄 알면서 간택 기다리는 후궁마냥

원하고 원망하고

미련 맞게 기다리고 기다리고

 

이러다가 없던 병도 생기겠다.

 

나는 앞으로 나아갈 테다.

나를 원하지 않는 너를 쿨하게 보내줄 테다.

나의 소중한 마음에 무례로 답한 너지만 용서할테다.

나는 외로워도 의연할테다.

나는 자유롭다.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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